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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희망봉사단, 다시 웃을수 있게 손 내미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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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실련 댓글 0건 조회 1,670회 작성일 16-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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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가 돼준 박씨, 청소부가 돼준 이씨, 친구가 돼준 김씨.. 199명의 숨은 손길들

■2010년 시작된 희망봉사단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말벗이 돼주고 외출길에도 동행한다. 집을 청소하고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며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첫해의 봉사자는 80명이었지만 작년엔 199명으로 늘었다. 한해동안 전국에서 1만번이 넘는 봉사활동을 펼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불의의 사고로 깊은 상처를 얻은 피해자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계속 다가서자 어느 순간 마음을 열었다. 아들을 잃은 이에겐 아들이 돼주었고, 다리를 잃은 이에게는 다리가 돼주었다.

TS희망봉사단원은 교통사고 피해 가족의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말벗이 돼주고 있다. 봉사단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한 피해 가족들은 점차 웃음을 되찾고 있다.

#1. 부산에서 30년간 청소년 상담 교육을 해 온 김모씨. 김씨는 1주일에 1차례 승합차를 타고 바깥나들이에 나선다. 그의 동행인은 중증장애로 걷기가 불편한 A씨. A씨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은 후 차도 없고 이동이 힘들어 주로 집에서 지냈다. 그러나 김씨를 만난 후 1주일에 한번은 바깥 공기를 쐬면서 재활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지팡이를 짚고도 혼자 걷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김씨 도움을 받아 조금씩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2. 경기 안양에 사는 한모씨는 B씨 노부부에게 아들이나 다름없다. 이사를 할 때는 이삿짐을 날라주고 모처럼 해보는 외출도 함께 한다. B씨 부부는 20여년 전 교통사고로 큰 아들을 잃은 후 고통 속에서 살았다. 사업은 부도가 나 정리해야 했고 생후 4개월이었던 어린 손녀를 양육해야 했다. B씨 부부는 한씨 방문을 거절하기도 수차례. 그러나 한씨의 지속적인 방문이 이어지면서 노부부는 이제 한씨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말한다. 노부부는 한씨를 만나 아들을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점차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3. 3년째 교통사고 피해 가정들을 방문하고 있는 신모씨는 매달 1, 2차례씩 다양한 피해 가정을 방문해 스스럼없이 지낸다. 옷장을 정리해주거나 집안을 청소하는 등 거리낌이 없다. 교통사고로 머리를 많이 다쳐 신씨의 방문 약속날짜를 종종 잊곤 했던 C씨도 그들 중 하나. 최근 신씨는 C씨가 평소 배우고 싶어하던 피아노 치는 법을 가르쳐주기 시작하면서 C씨에게 '피아노 선생님'으로도 불린다.

TS희망봉사단원은 교통사고 피해 가족의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말벗이 돼주고 있다. 봉사단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한 피해 가족들은 점차 웃음을 되찾고 있다.

교통안전공단(TS) 희망봉사단원들의 일상이다. 김씨와 한씨, 신씨 모두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만나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에게 피해가정과 만남은 누구를 돕는다는 느낌보다는 가까이 있는 이웃이나 가족을 챙겨준다는 마음이 크다.

교통사고 피해를 입으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사람이 봉사자에게 차츰 마음을 열 때, 장애를 입어 혼자서는 간단한 일을 하기도 힘들었던 이들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일상생활을 시작할 때 봉사단원들은 내 일처럼 기분이 좋다.


■마음 움직이는 건 꾸준한 관심

이들을 찾아다니는 일이 생각처럼 수월한 것은 아니다. 자칫 봉사하기로 한 약속 날짜라도 어그러지는 날에는 낭패다. 봉사를 하려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괜히 불편해지고 마음이 먼저 지치기도 한다.

또 교통사고로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을 다친 이도 적지 않아 막상 봉사자들과 만남 자체에 적대적인 경우마저 있다.

봉사단원들이 이들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기까지 무엇보다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꾸준한 관심이라고. 묵묵히 피해 가정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그들에게 힘을 보태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에서 희망봉사단을 조직한 것도 그런 취지에서였다. 각 지역별로 1~2명에 불과한 공단 직원만으로는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가정을 일일이 돕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공단이 교통사고 피해가정들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이듬해인 2010년 일반인 봉사자들로 구성된 희망봉사단을 본격 구성하게 됐다.

봉사단은 처음에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으면서 공단의 지원금을 신청하러 외출을 하기조차 수월치 않았던 피해자들을 대신해 서류 신청 업무를 도와주고 병원을 동행하거나 말벗이 돼주는 일을 주로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피해가정의 나들이 지원이나 이들을 위한 반찬지원, 목욕과 미용, 집안 청소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공단은 매년 1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희망봉사단원 모집 공고를 한다. 선발된 봉사단원들은 같은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은 가정을 돕는다.

전국의 주요 도시 14개 지역별로 1명당 1주일에 2~3개 가정을 방문하면 방문 횟수는 1개월 동안 적게는 6회에서 많게는 12회 가량 된다.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거나 가족을 잃으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진 가정에 도움을 주는 게 이들의 역할.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이들에게 수목원관람이나 낚시, 연극관람 등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았다"며 "거동이 불편한 지원자와 동행하면서 외출이나 목욕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수혜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항목 위주의 봉사활동을 시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이 희망봉사단 모집을 시작한 첫해 80명이었던 봉사자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99명으로 2배 이상이 됐다. 지원횟수도 2011년 7500회에서, 2013년 8450회, 2015년 1만372회로 매년 확대되고 있다.


■도움 사각지대 줄이는 데 주력

올해 목표는 봉사단원 220명을 모집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동안 매달 6회씩 모두 1만1880회 지원을 하는 것이다. 각 지역별로 인원을 골고루 배치해 도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봉사활동 시간이 맞지 않을 때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난감해지거나 피해가정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더 애쓰고 물품지원의 경우 획일적인 지원이 되지 않도록 피해가정이 원하는 물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쓰려 한다고 전했다.

봉사자들이 개인사정으로 봉사활동을 중단하게 될 경우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똑같은 서비스로 중복적인 지원이 되거나 지역별로 봉사자들이 편중돼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공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봉사단원 구성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봉사를 받을 교통사고 피해가정들을 선별해 다음달에는 이들을 위한 봉사단원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는 매년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관련분야 전문자격증을 가진 이들도 있어 피해가정에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주는 데 힘이 되고 있다고.

더욱이 다양한 봉사관련 단체나 대학생과 같은 일반인들도 신청을 하면서 피해 가정에서 혼자 하기 힘든 일을 돕는 숨은 일꾼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 아드리아호텔에서 열린 '2015년도 TS희망봉사단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희망봉사단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교통안전공단 오영태 이사장(앞줄 왼쪽 일곱번째)은 총 25명의 봉사단원을 우수단원으로 선정, 이사장상을 수여했다.


■요리사가 돼준 박씨, 청소부가 돼준 이씨, 친구가 돼준 김씨.. 199명의 숨은 손길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TS) 희망봉사단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199명이다. 알게 모르게 봉사를 이어오면서 이들 가운데는 수년째 계속 희망봉사단 활동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누가 시키지 않는데도 이들이 봉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봉사단원이 된 이유는 다양하다. 대개는 교육이나 상담, 복지 등 관련 활동을 하면서 각자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살려 피해 가정을 돕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도 본인 재능껏 피해 가정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이들 봉사자 모두에게 교통사고 피해 가정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공통적이다.

대구에서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박모씨의 경우 대학에서 물리치료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현재 대구장애인복지관과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재활서비스나 의료지원 중심의 활동을 한다.

직접 피해 가정을 방문해 물리치료와 같은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동호회 활동이나 생활체육 활동을 하면서 치료에 도움이 되는 여가활동도 돕는다.

피해자들과 운동 경기를 함께 응원하면서 물리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독거장애인에게는 의료지원의 중계자 역할도 해줬다.

박씨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물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복지관이나 요양시설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지원을 해줄 수 있어 뿌듯하다.

그런가 하면 경인지역에서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서모씨는 중식요리사라는 직업적 특성을 살려 봉사에 나섰다. 교통사고로 장애가 생긴 이들이 집에서 혼자 요리를 해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서씨는 이를 감안해 피해 가정에 각자의 입맛을 고려해 반찬을 지원하고 직접 그 집에서 요리시현을 하기도 한다.

특히 요리 시현을 할 때는 장애인들에게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먹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평소에 혼자서 식사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친밀한 관계는 덤이라고.

공단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한 경우도 있다. 전북 완주의 이모씨는 지난 2013년 장애우 위문공연 후 단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차량지원과 목욕봉사, 겨울김장을 비롯해 이불세탁과 서랍정리, 화장실청소까지 피해 가정의 살림살이를 도왔다. 이씨가 방문한 가정만 해도 2014~2015년 2년 동안 152곳이나 된다.

부산에서 학교밖 청소년 교육 및 상담봉사를 해온 김모씨나 심리상담사와 힐링 전문강사로 활동 중인 유모씨는 평소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보면서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경우다. 제주도에서 15년 동안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강모씨와 광주에서 어린이 안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도 마찬가지.

어릴 적 아버지의 사고로 국가생계 지원을 받고 자란 이모씨 역시 봉사의 손길을 다시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봉사단원이 됐다. 불우 청소년을 상담했거나 교통사고 피해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은 피해 가정에 조금이나마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험이 전부는 아니다. 경남 김해에 사는 신모씨는 멀리 경남 양산까지 반찬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다. 양산에 사는 조손가정에 2014년부터 2년째 지원을 하고 있는데 멀다고 지원받기를 꺼리는 노부부에게 반찬 지원을 자처했다.

신씨는 봉사단원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귀한 인연들에 교통안전공단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여력이 될 때까지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게 신씨 포부다.

이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조용하지만 묵묵히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피해 가정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본인이 가진 마음가짐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로 피해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다.

교통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봉사단에 대한 수혜가정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2점. 전년도인 2014년 8.9점, 2013년 8.7점에서 꾸준히 높아졌다. 앞으로도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돕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http://www.fnnews.com/news/201601201700587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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